스마트 안전관리
건설업 인력 감소와 산재 증가, 현장 AI가 대안이 될 수 있을까?
인력은 줄고, 안전 기준은 높아지고, 건설현장의 딜레마
건설업이 조용히 무너지고 있다.
2026년 2월 기준, 건설업 종사자 수는 약 134만 명. 전년 대비 2.4% 줄었고, 이 하락세는 벌써 21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시공능력평가 상위 10대 건설사 중 8곳의 본사 인력이 감소했다(뉴시스, 2026.4.5). 현대엔지니어링 387명, DL이앤씨 171명, 롯데건설 95명. 숫자만 보면 대형 건설사 하나가 통째로 사라진 셈이다.
그런데, 현장의 위험은 여전히 줄지 않고 있다.
사람은 줄었는데, 사고는 늘었다
2025년 건설업 사고사망자는 286명. 전년보다 10명이 늘었다(헤럴드경제, 2026.3.31). 전체 산업 사고사망자 605명 중 건설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압도적이다.
특히 주목해야 할 부분이 있다. 증가의 상당 부분이 공사금액 5억 원 미만의 소규모 현장에서 발생했다는 점이다. 전년 대비 19명이 이 구간에서 추가로 목숨을 잃었다. 대형 현장은 그나마 안전관리 체계가 갖춰져 있지만, 중소규모 현장은 전담 안전관리자를 두기 어렵고, 장비와 시스템도 부족하다.
그렇다면, 인력이 줄어드는 건설현장에서 안전관리 공백을 어떻게 메울 것인가?
안전관리 공백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경험 많은 안전관리자가 현장을 떠나고, 남은 인력은 여러 현장을 동시에 관리해야 한다. 한 사람이 눈으로 감시할 수 있는 범위에는 물리적 한계가 있다.
정부 차원에서 안전관리와 AI에 관심을 높이고 있고, 발주처도 직접 나서서 챙기고 있다. (이미지:나노바나나)
법은 강화되고, 발주처는 직접 나서기 시작했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건설현장의 안전 기준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그리고 이제 발주처가 직접 현장 안전에 개입하기 시작했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는 올해 4월부터 건설현장에 '안전감시단'을 본격 배치한다(이투데이, 2026.4.1). 고위험 현장 25개소를 시작으로, 6월부터는 총 105개소에 231명의 안전감시 인력을 투입한다. 주목할 만한 것은 시범운영 결과다. 지난해 4개 현장에서 시범 운영한 결과, 6개월간 위험요소 1,420건이 제거됐고, 산업재해 발생 건수는 0건이었다.
사람이 현장에 상주하며 직접 감시하면 사고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 증명된 셈이다. 하지만 여기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 LH가 관리하는 현장만 해도 수백 곳인데, 모든 현장에 전담 감시 인력을 배치하는 것은 비용과 인력 양면에서 지속 가능하지 않다. 하물며 민간 현장, 중소규모 현장까지 포괄하기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2026년 건설업 안전 현황 요약

| 지표 | 수치 | 비고 |
| 건설업 종사자 수 | 약 134만 명 | 전년 대비 2.4% 감소, 21개월 연속 하락 |
| 건설업 사고사망자 | 286명 (2025년) | 전년 대비 10명 증가 |
| 소규모 현장(5억 미만) 사망 증가 | 19명 증 | 전체 증가분의 주요 원인 |
| LH 안전감시단 배치 | 105개소, 231명 | 시범운영 시 산재 0건 달성 |
| 스마트 안전장비 비용 계상 | 안전관리비 100% | 2026년 계약분부터 적용 |
사람의 눈을 대신할 수 있는 기술
이 딜레마의 대안으로 현장 AI가 주목받고 있다.
AI 기반 영상 분석 기술은 24시간 쉬지 않고 현장을 감시할 수 있다. 안전모·안전조끼 미착용을 실시간으로 감지하고, 위험구역 침입을 즉시 경고한다. 한 명의 안전관리자가 눈으로 커버할 수 없는 영역을, AI가 동시에 모니터링한다.
중요한 것은 이 기술이 더 이상 대기업만의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과거에는 AI CCTV를 도입하려면 기존 카메라를 전면 교체해야 했다. 현장 전체의 카메라를 교체하는 데 드는 비용은 상당하다. 중소규모 현장에서는 엄두를 낼 수 없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기존 카메라를 교체하지 않고도 AI를 적용할 수 있는 기술이 등장하고 있다. 기존에 설치된 CCTV에 엣지 AI 디바이스1를 연결하는 방식으로, 별도의 카메라 교체나 네트워크 공사 없이 실시간 AI 분석을 구현하는 것이다. 영상 데이터는 현장에서 바로 처리되기 때문에 클라우드 비용도, 보안 우려도 줄어든다.
*엣지(Edge) AI 디바이스란, 영상이나 데이터를 외부 서버(클라우드)로 보내지 않고 현장에 설치된 장비 안에서 직접 AI 분석을 처리하는 소형 컴퓨팅 장치를 말한다.
건설현장에 엣지 기반의 AI CCTV를 통해 사람의 눈을 대신해 많은 요소를 감지하고 있다. (이미지:나노바나나)
2026년, 안전관리비의 벽이 낮아졌다
정책적 여건도 달라졌다. 2026년 계약분부터 스마트 안전장비 비용을 안전관리비로 100% 계상할 수 있게 되었다. 이전에는 AI CCTV나 IoT 안전장비 도입 비용을 별도로 마련해야 했지만, 이제는 안전관리비 항목에서 바로 집행할 수 있다.
이 변화는 특히 중소규모 현장에 의미가 크다. 안전에 투자할 예산이 한정된 현장일수록, 기존 인프라를 활용해 최소 비용으로 AI를 도입할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하다. 카메라 교체 없이 엣지 디바이스 하나로 AI를 시작할 수 있다면, 소규모 현장의 안전 사각지대를 메울 현실적인 첫걸음이 된다.
현장을 지키는 것은 결국 '눈'의 문제다
건설현장의 안전 문제는 결국 '감시의 범위'로 귀결된다. 사람이 부족하면 보지 못하는 곳이 생기고, 보지 못하는 곳에서 사고가 난다.
LH의 안전감시단은 사람의 눈으로 이 문제를 풀려는 시도이고, 실제로 효과가 입증됐다. 하지만 모든 현장에 사람을 배치할 수는 없다. AI는 이 물리적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기술로 떠오르고 있다.
인력은 계속 줄어들 것이다. 안전 기준은 계속 높아질 것이다. 이 두 흐름 사이에서, 현장이 선택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답은 기술로 감시의 범위를 넓히는 것이다.
그래서 현장은 두 번째를 선택하기 시작했다. 교체가 아닌 연결, 클라우드가 아닌 현장 처리 — 이 발상의 전환이 4,400개 건설현장의 안전 관리 방식을 바꾸고 있다.
다음 글에서 그 이야기를 다룬다.
참고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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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전성환 (주)아이콘 이사
프롭테크 전문 언론인에서 콘테크 전문가로 전향해 산업의 혁신을 돕고 있습니다. 2020년부터 (주)아이콘의 건설현장 AI·안전 플랫폼 '카스웍스'를 서비스하며 현장에 남은 아날로그적 비효율을 기술로 해결해 나가는 중입니다. 나아가 건설을 넘어 다양한 산업 현장의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DX와 AX를 주도하고 있습니다.



